말복 폭염 온열질환, 열탈진과 열사병은 대처가 다르다
오늘이 무슨 날인지 아는가. 말복이다. 그것도 그냥 말복이 아니라 삼복 중에 제일 덥다는 그 말복. 근데 올해는 좀 특이한 게 있다. 중복이 7월 25일이었는데 말복이 8월 14일이니, 무려 20일이나 차이가 난다. 이걸 '월복(越伏)'이라고 부르는데, 이런 해엔 늦더위가 유독 길게 이어진다고 한다.
그러니까 오늘부터 방심하면 안 된다는 얘기다. 말복이 지났다고 더위가 끝난 게 아니라, 오히려 지금부터가 진짜 고비일 수 있다.
왜 하필 말복이 제일 더운가
초복·중복·말복은 다 같은 삼복인데, 말복이 유독 힘든 이유가 있다. 초복·중복 때는 그나마 몸이 더위에 덜 적응된 상태라 긴장하고 대비라도 하는데, 말복쯤 되면 "이제 곧 끝나겠지" 하는 방심이 생기기 쉽다. 근데 실제로는 8월 중하순까지 열대야와 폭염이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서, 이 방심이 오히려 온열질환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온열질환, 생각보다 무섭다
질병관리청은 온열질환을 고온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면서 발생하는 급성질환으로 설명한다. 두통, 어지럼증, 근육경련, 극심한 피로, 의식 저하까지 증상 스펙트럼이 꽤 넓다. 문제는 이게 그냥 "덥다"로 끝나지 않는다는 거다. 지난해 온열질환 추정 사망자 중 93.1%가 열사병이었다. 열사병은 체온조절 기능 자체가 망가지는 응급질환이라, 빨리 냉각하지 않으면 정말 위험해질 수 있다.
열탈진이랑 열사병, 뭐가 다른가
| 구분 | 열탈진 | 열사병 |
|---|---|---|
| 땀 | 계속 난다 | 갑자기 멈춘다 |
| 의식 | 대체로 유지된다 | 흐려진다 |
| 위험도 | 쉬면 대체로 회복된다 | 체온조절이 무너진 응급질환. 지난해 추정 사망자의 93.1% |
| 대처 | 그늘에서 쉬고 물을 마신다 | 바로 119에 신고하고 몸을 식힌다 |
사실 현장에서 이 둘을 정확히 구분하기가 쉽지 않다. 그래서 간단하게 정리한다.
핵심만 말하면, 땀이 계속 나면 열탈진, 땀이 갑자기 멈추고 의식이 흐려지면 열사병이다. 열탈진은 그늘에서 쉬면서 수분을 보충하면 대체로 나아지지만, 열사병이 의심되면 망설이지 말고 바로 119부터 불러야 한다. 애매하다 싶으면 무조건 신고하는 게 맞다.
오늘부터 실천할 것들
딱히 어려운 얘기는 아니다. 근데 알면서도 잘 안 지켜지는 것들이라, 다시 한번 짚어본다.
- 갈증 없어도 물 자주 마시기. 목이 마를 때는 이미 몸이 수분 부족 신호를 보낸 뒤라고 한다. (다만 신장질환이 있다면 물 섭취량을 의사와 상의하는 게 좋다.)
- 낮 12시~오후 5시 야외활동 자제. 가장 더운 시간대다. 이 시간엔 웬만하면 실내에 있는 게 낫다.
- 헐렁하고 밝은 색 옷 입기. 어두운 색은 열을 더 많이 흡수한다.
- 혼자 사는 어르신 안부 확인. 폭염 취약계층은 본인이 위험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가족이나 이웃이 챙겨야 한다.
- 차 안에 아이·반려동물 절대 혼자 두지 않기. 창문 닫은 차 안은 짧은 시간에도 급격히 뜨거워진다.
말복이니까, 보양식도 챙기자
기왕 말복인 김에 보양식 얘기도 안 할 수 없다. 삼계탕이 가장 대표적이긴 한데, 사실 체질에 따라 다르게 고르는 게 더 낫다고 한다. 몸에 열이 많은 편이면 오리고기가, 기력이 많이 떨어졌다 싶으면 삼계탕이 더 잘 맞는다는 얘기가 있다. 다만 보양식보다 먼저 챙겨야 할 건 역시 충분한 수분 섭취다. 아무리 좋은 음식을 먹어도 물을 안 마시면 소용없다.
말복 지나도 방심 금지
올해는 중복과 말복 사이가 20일이나 벌어진 월복인 해다. 그만큼 늦더위가 예년보다 오래갈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를 여러 곳에서 하고 있다. "말복 지났으니 이제 괜찮겠지"라는 생각, 올해는 특히 잠깐 접어두는 게 낫겠다.
고위험군은 기준이 다르다
같은 기온이라도 체온 조절 능력에 따라 위험도가 달라진다.
- 고령자: 갈증을 늦게 느끼고 땀 배출이 줄어 탈수를 알아차리기 어렵다. 목마르지 않아도 시간을 정해 물을 마신다
- 만성질환자: 심혈관질환이나 당뇨가 있으면 부담이 커진다. 이뇨제 계열 약을 복용 중이라면 특히 수분 손실에 주의한다
- 야외 작업자: 가장 더운 시간대를 피하고 그늘에서 규칙적으로 쉰다
보양식으로 더위를 넘긴다는 통념도 조건이 붙는다. 뜨겁고 기름진 음식은 소화 부담을 키우므로, 더위에 지친 상태라면 양을 줄여 나눠 먹는 편이 낫다.
더위가 가신 뒤 운동을 다시 시작한다면 등산의 운동 효과를 정리한 글을 함께 볼 수 있다.
온열질환 발생 현황과 증상별 대처는 질병관리청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와 국가건강정보포털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비슷한 경험이나 궁금한 점을 댓글로 알려주십시오. 질문이 모이면 항목별로 다시 정리하겠다.
본 글은 정보 제공을 목적으로 하며 의학적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지 않는다. 증상과 반응에는 개인차가 있으므로 증상이 계속되거나 악화되면 전문의 진료를 받아야 하고, 복용 중인 약이 있다면 담당 의료진과 상담한 뒤 판단해야 한다. 최종 판단과 그에 따른 책임은 본인에게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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